추운 겨울 새벽이다. 자가용을 놔 두고 일부러 고향으로 가는 버스 시간에 맞춰서 일찍 일어났다. 첫차는 6시 6분, 그 다음은 6시 26분에 있다. 우유에 미숫가루를 타서 마시고 집을 나온 시각은 5시 54분경이었다. 집에서 정류장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느긋하게 두번째 차를 탈 생각으로 걸음을 옮겼다. 귓가까지 목도리를 했어도 찬바람은 귓가를 때린다. 여느 때보다 빨리 걸었는지 횡단보도만 건너면 버스 정류장이다. 여유있게 물도 사서 마시며 20여 분을 기다릴 참이었다. 그런데 횡단보도 100 m쯤 떨어진 곳에 버스가 신호 대기중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내가 타야 할 버스였다. 슈퍼에 들러 물을 살 시간도 없이 첫차를 타게 된 것이다. 버스 안에는 8명의 손님이 앉아 있었다. 다들 일터로 향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