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쾌청하면 왠지 밖으로 나가고 싶다. 멀리 푸른 바다도 보고 멀리 높은 산도 바라보며 울적한 마음을 달래고 싶다. 멀리 펼쳐진 정경을 눈으로 기억하고 마음 속으로 빨아들이고 싶다. 변화무쌍한 구름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는데 다시 못 볼 순간을 자연과 함께 노래하고 싶다. 들판을 하얗게 수놓는 억새에게도 인사하고 들풀에게도 반갑게 이름을 붙이고 싶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향유와 달맞이꽃에게 쑥쑥 고개를 내미는 만수국 아재비와 보잘 것 없는 들풀 명아자여뀌와 방동사니 등등에게도 작지만 아름다운 이질풀에게도 산들바람에도 떨어질 것 같은 물봉선에게도 아! 가을 산에는 노랑과 빨강과 보라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들풀로 넘쳐 불러줄 이름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늘을 하얗게 아름답게 수를 놓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