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나의 일기, 나의 삶 102

가을 산에서

날씨가 쾌청하면 왠지 밖으로 나가고 싶다. 멀리 푸른 바다도 보고 멀리 높은 산도 바라보며 울적한 마음을 달래고 싶다. 멀리 펼쳐진 정경을 눈으로 기억하고 마음 속으로 빨아들이고 싶다. 변화무쌍한 구름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바쁘게 움직이는데 다시 못 볼 순간을 자연과 함께 노래하고 싶다. 들판을 하얗게 수놓는 억새에게도 인사하고 들풀에게도 반갑게 이름을 붙이고 싶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향유와 달맞이꽃에게 쑥쑥 고개를 내미는 만수국 아재비와 보잘 것 없는 들풀 명아자여뀌와 방동사니 등등에게도 작지만 아름다운 이질풀에게도 산들바람에도 떨어질 것 같은 물봉선에게도 아! 가을 산에는 노랑과 빨강과 보라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들풀로 넘쳐 불러줄 이름들이 너무나도 많다. 하늘을 하얗게 아름답게 수를 놓는..

삶이란

오늘 못 본 것을 내일 볼 수 있다고 늦추지 마라. 상쾌한 날씨가 늘 계속되지 않고 하늘에 떠 있는 구름도 들녘에 여기저기 고개른 내민 들꽃도 영원히 멈추고 있지 않으니 오늘 본 것은 어제 본 것과 다르고 내일 볼 것은 오늘과 다르니 순간에 살다 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 우리의 삶도 뒤돌아 보면 어제와 오늘이 달라 한 일도 다르고 들은 것도 다 다르니 몸과 마음도 더 변하는 것을 아름다운 가을이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고 싶은 곳을 찾으며 순간을 만끽해야 하느니라. 세월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으니 못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해 놓고 반성하는 것이 곧 우리의 삶이요. 변해야 성장하고 성장하면 쇠퇴하나니 그것이 우리 삶이니라.

국회의원 3선 아웃제 환영

금배지를 연속 3번까지만 달 수 있도록 하자? 미래통합당이 처음으로 불을 지핀 이유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정치 신인에게 문호를 열어주고자 하는 획기적인 제안입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여야를 통틀어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4선 이상은 33명이고 3선까지 포함하면 모두 75명인데 과연 이 많은 국회의원들이 금배지를 내려놓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빠르게 변모하는데 정치인들의 마인드는 아직도 구시대적이라 국민들은 여당이나 야당 모두 신뢰하지 않습니다. 국회의원 몇 번 하다 낙선하면 시도지사에 도전하거나 아니면 다른 직장의 수장이 되어 수십 년을 좌지우지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인기 연예인들처럼 장기간 인기(?)를 향유하려 하지 말고 새시대 새인물을 키우기 위해 박수 칠 때 아름..

보리콩 꽃 앞에서

운동을 하고 집으로 향하는데 짜투리 땅에서 보리콩 꽃이 활짝 핀 것을 보고 잠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보리콩 꽃은 향기는 없어 벌들이 안 모여도 하얀 얼굴로 사방을 물들이기에 충분합니다. 예로부터 보리콩은 다른 작물과 함께 이모작으로 가꾸어 왔습니다. 마늘이나 보리를 심은 고랑에 심어 6월에 수확을 했습니다. 어머님께서도 집안의 텃밭 울타리를 따라 해마다 보리콩을 심으시고 정성껏 가꾸셨습니다. 보리콩은 병충해에 강하지만 줄기가 약해서 약한 바람에도 잘 쓰러지므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돌담 주위에 많이 심으셨습니다. 보리콩은 차가운 눈보라를 이겨내고 꽃샘 추위에도 꿋꿋이 버티다가 3월이면 하얗게 꽃을 피우고 4월이면 꼬투리를 내밀었다가 5월이면 초록색으로 익어갑니다. 어머님께서는 보리콩이 여물어 갈 때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