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나의 일기, 나의 삶

조카를 보내며

옥상별빛 2020. 1. 22. 10:14

 

어디 먼저 떠나겠다고 말을 했나?

누가 먼저 가라고 허락을 했나?

 

말도 없이 허락도 없이

떠나는 길에

 

어머니는

울다 지쳐 눈물도 마랐는데

 

때마침 눈물을 대신한 겨울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아침.

 

홀로 남겨진 어머니는

누가 보살피란 말인가?

 

삶의 무게가 가장 무겁다는데

부모도 가족도 친척도

조금씩 덜어 가지면 덜 가벼울까?

 

그많던 까마귀들도 지쳤는지

한 마리도 얼씬거리지 않는데

 

한쪽에서는 통곡 소리

또다른 한쪽에서는 웃음 소리

 

이왕 떠나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부디 편한 길을 택하여

안녕히 가게나.

 

잘 보내마

잘 가라

그리고 편히 쉬어라.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서

뒤돌아 보지 말고

좋은 세상으로 가서

 

못다한 효도를

못다한 젊음을

못다한 사랑을 누려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보살피지 못해 미안해

 

 

아!

 

다시는 못 볼 볼 조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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