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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확보 전쟁

옥상별빛 2021. 2. 20. 06:38

동물들은 배가 고프면 서로 먹잇감을 차지하려고 다투는데 인간도 백신을 두고 다투는 모습을 보면 예외가 아닌 것 같습니다.

 

백신을 선점하는 것은 전쟁도 아니고 외교력도 아니고 파워 게임도 아닙니다.

 

백신을 모든 나라에게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은 인류 공영의 기본적인 가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공급량의 75%를 투여한 나라는 단 10개국에 불과한데 반해 130여 개국은 1차 복용량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듀크대 세계보건혁신센터가 집계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통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가 전 세계 백신의 57.5%를 확보하고 있고 영국의 물량을 합하면 62.3%, 즉 백신 10개 중 6개가 미국, 유럽, 인도의 몫입니다.

 

부유한 국가들은 10억 개 이상의 "Covid-19 백신"을 비축할 계획에 따라 모든 시민들에게 완전한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비축하려 하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들은 올해에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는 희망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유국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백신 공급의 5%를 개발도상국, 특히 아프리카에 배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저소득국가에 무료로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국제단체인 코백스(COVAX)가 확보한 물량은 아직 수천만 도즈 정도로 알려지고 있으나 우선권에서 선진국들에게 밀려 있습니다. 

 

COVAX는 올해 말까지 세계 최빈국 인구의 최소 20%에게 예방접종을 제공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충분한 자금과 공급을 획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다행히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G7 정상들이 참석한 가상 회의에서, 92개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들을 위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계획인 COVAX에 20억 달러의 미국 기부금을 발표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을 달성하는 데 시간이 걸릴수록 새로운 변종이 번성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다른 나라들의 기여금과 선량 전달 목표치에 따라 20억 달러의 추가 자금 지원을 약속할 예정입니다.

 

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세계 정상들에게 새로운 백신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100일로 줄일 것을 촉구하며 네 차례에 걸쳐 인구를 커버할 수 있는 충분한 선량을 확보한 영국은 향후 잉여 백신의 대부분을 COVAX에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 동부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알바니아와 북부 마케도니아 같은 나라들은 서발칸 국가들은 유럽연합의 주요 동맹국이자 미래의 가능성 있는 회원국이지만, 백신 공급 계획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이 백신을 접하는 것을 돕기 위해 고안된 COVAX와 같은 프로그램들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 백신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 사진 출처: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