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는 즐거움/이러면 안 되지요

지역화폐 논란에 부쳐

옥상별빛 2020. 9. 16. 04:29

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골목경제를 살리기 위하여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지역화폐는 지역의 소상공인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재화로 골목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습니다.

 

서울·경기·세종 등 229개 지자체에서 명칭도 서울사랑상품권, 경기지역화폐, 인천e음, 여민전, 제주사랑상품권 등을 발행하는데 연간 수조원이 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온누리상품권, 농협상품권, 백화점상품권 등등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상품권과 지역화폐 천국입니다.

지역화폐의 8%는 중앙정부가 국고보조금으로, 나머지 2%는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에 최근 국책연구기관에서 '지역화폐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지역화폐 발행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관측되지 않았다며 지역화폐의 발행이 해당 지역의 고용을 증가시켰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지역화폐를 현금으로 바꾸는 ‘현금깡’ 시장이 형성돼 불법거래 단속비용 증가, 지역화폐가 특정업종에만 몰려 관련 업종의 물가 인상, 대형마트보다 비싼 동네마트 이용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후생 감소, 지역화폐가 가맹점이 비슷한 온누리상품권이나 현금의 대체 수단에 그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이 통계청 통계빅데이터센터(SBDC)를 통해 2010~2018년 3200만개 전국 사업체의 전수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동네 구멍가게 매출만 소폭 올랐을뿐 골목상권을 활성화하는데 실패했고 예산낭비 지역화폐 운영에 사용된 부대비용을 산정한 결과 경제적 순손실이 올해 226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지역화폐 발행과 관련한 인쇄비·금융수수료(전체 발행액의 2% 수준) 1800억원과 9000억원의 중앙·지방정부 보조금의 경제적 순손실 460억원을 더한 값입니다.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국지역화폐가 경제활성화·고용창출 없이 부작용만 양산했다고 정면 비판함은 물론 오히려지역화폐를 비판한 국책연구기관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역화폐는 대선 후보인 이재명 지사가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도입해 전국으로 확산시킨 것이라는데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는 더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제3자의 입자에서 지역화폐에 대해 느끼는 점을 정리해 봅니다.

 

현금 아닌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복지지출은 복지혜택에 더해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생산 유발이라는 다중효과를 내고 있다는데 일정 부문은 동의합니다.

 

지역화페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전통시장을 찾아야 하니까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역화폐를 써야 하는 이유는 경조사시 답례품으로 받기 물건 대신 답례품으로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통시장에 갈 수밖에 없습니다.

 

좀 불편해도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축면에서 발걸음을 옮기는데 계산할 때가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전통시장에서 지역화폐를 내밀면 좋아하는 상인을 단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받는 상인들을 보며 지역화폐를 내미는 것도 꺼려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짐작이 갈 것입니다.

 

 

지역화폐는 골목상권을 살리고 국민연대감을 제고하는 최고의 국민체감 경제정책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많은 지역화폐는 그 지역에서만 사용되고 다른 지역에 가면 휴짓조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역화폐는 거주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불편한 점이 많고 오히려 농협상품권이나 온누리상품권만도 못합니다.

 

그런데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가며 지역화폐를 계속 확대하여 시행하는 것은 인쇄소만 배불리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화폐가 아닌 통합화폐로 바뀌어 현금과 똑같이 취급되도록 개선했으면 합니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우후죽순처럼 지역화폐가 늘어나는 것은 지역 정치인들의 무모한 공약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역화폐 발행에 드는 인쇄비야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이제는 지역화폐를 가지면 전국 어디에서도 통용이 가능해야 합니다.

 

또한 지역화폐를 어느 은행에나 우체국에서도 현금처럼 예금과 인출이 가능하도록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물건을 살 때 현금 대신 지역화폐를 받아도 아무런 불만이 없고 소상공인들도 지역화폐를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지역화폐는 모두 폐지하고 QR코드 인식 등을 통해 현금카드 사용이 가능해지록 확 비꾸어야 합니다.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고객의 은행예금계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기로 의결하고 이를 위해 관련 기술표준을 개발하고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노점상 같은 중소 상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가맹점 앱을 실행하고 이 앱에 물품 금액을 입력하면 QR코드가 생성되는데 소비자는 본인의 스마트폰을 통해 상인이 제공한 QR코드를 스캔한 뒤 지문을 인식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됩니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아직도 지역화폐를 쓴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입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도난의 위험이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한 방법이 있음에도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려는 발상은 소상공인들은 환영할지 몰라도 소비자의 환영을 받을 수 없습니다.

 

거의 모든 국민이 가지고 있는 스마프폰으로 결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종이 화폐를 쓰게 하는 정책은 사라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