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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실수로 민간인 사살

옥상별빛 2021. 9. 1. 05:18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살고 있는 에즈마라이 아흐마디(Ezmarai Ahmadi)씨는 29일 저녁 일을 마치고 귀가해 여느 때처럼 아들과 딸, 조카들의 함성으로 맞이했습니다.

그는 카불 북서부 인구집중지구인 콰자브르가(Kwaja Burga)에 있는 평범한 집의 차 대목에 흰색 세단을 세워두고 장남에게 키를 맡기고 주차를 맡겼습니다.

아이들은 이 일상의 한 틈을 모험놀이로 삼아 일제히 차에 올랐고 에즈마라이 씨는 그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하늘에서 미사일이 떨어져 차를 들이받았고 순식간에 10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미국은 29일 폭발물을 실은 차량을 공습해 이슬람 과격단체 이슬람국(IS)의 카불 공항 자동차 폭탄 공격을 막았다고 발표했으나 다음날에야 엉뚱한 실수를 저지른 것을 알았습니다.

에즈마라이 씨의 동생 아이마르(Aimal Ahmadi)는 미사일이 날아와 아이들이 탄 차에 맞아 다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마르 씨의 딸 1명과 다른 자녀 5명을 포함한 가족 10명이 이 공습으로 숨졌다고 합니다.


미국 중앙군(CENTCOM)의 빌 어번(Bill Urban) 대변인은 카불에서의 차량 공습으로 민간인이 희생됐다는 보도가 있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그러나 형이 IS의 동조자로 오인됐을지도 모른다는 것, 게다가 자동차 폭탄 공격을 계획하고 있던 공작원으로 오인됐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오해한 것 같습니다.

에즈마라이 씨는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로, 동란의 시대에 간신히 생활을 꾸려나가려 했던 지극히 평범한 아프가니스탄인이었습니다.

폭발음을 듣고 달려온 인근 주민 중 한 명인 사비르 씨는 아이들은 모두 차 안에서, 어른들은 차 바로 옆에서 살해됐다며 조각난 시체를 찾기도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어번 미 중부군 대변인은 차량을 파괴한 결과 대규모 강력한 폭발이 일어난 것도 인식하고 있다며 "차량에 대량의 폭발물이 쌓여 있었다고 보여져 그로 인해 희생자가 증가했을 우려가 있다"며 "무고한 생명을 잃었다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지금 탈레반에 살해당하고 IS에 살해당하고 미국인에게 살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