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는 즐거움/오늘의 세계

한국식은 모두 단속에 나선 북한

옥상별빛 2021. 7. 19. 04:42

북한 당국이, 한국식의 말투나 패션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원래 충성심이 희박하다는 젊은 세대가 한국의 자유로운 문화에 물들면 미래 체제 동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심각하게 우려하는 눈치입니다.

지난 8일 정보기관 국가정보원의 국회 보고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남한식 말투 등이 비사회주의이자 혁명의 적이라며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가령 남편을 오빠, 남자친구를 남친이라고 부르는 말투 등으로 한국 젊은이들이 즐겨 쓰는 표현들도 모두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머리 모양 등의 흐트러짐도 적발 대상입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 30대 남성에 따르면 북한의 요즘 젊은이들은 남성은 옆머리를 짧게 깎는 투블럭, 여성은 긴 머리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군인과 같은 단발이 아니다」라며, 여성은 「여성다움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라고 하여 금지되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12월 남한 드라마 등을 퍼뜨릴 경우 최고 사형법을 제정했습니다.

한국의 말투를 처벌하는 조항도 있어 해당되면 2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집니다.

국정원의 보고는 법 제정에 따른 철저한 적발 실태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숨어서 보는 것 자체는 이미 보편화돼 왔습니다.

 

북한 내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는 한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에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도 인기라고 합니다.

 

한국식 말투와 몸짓마저 금지된 지난해 말부터의 상황은 한국 문화의 침투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휴대전화 메시지를 불시에 체크해 본 뒤 한국에서 쓰이는 줄임말과 술어의 사용을 당국이 확인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김정은은 6월 20일 평양에서 열린 여성단체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여성조직은 옷차림과 말투 등 이상한 경향에 경종을 울리고 철저하게 싹을 잘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려대 유호열 명예교수는, 이러한 옥죄기를 「체제의 흔들림으로 이어지는 젊은이의 반란의 징조를 빨리 잡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는데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대책으로 북-중 국경을 봉쇄하면서 북한에 외부 정보가 유입되기 어려워지자 그는 이번 기회에 한류 열풍을 모두 없애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