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는 즐거움/이러면 안 되지요

배구연맹의 사후약방문

옥상별빛 2021. 2. 17. 02:23

최근 프로 배구에서 일부 선수들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비난을 받게 되자 배구연맹에서는 앞으로는 학교 폭력 연루자는 신인 드래프트에 아예 참가할 수 없고, 학교폭력 관련 영구 제명 규정도 신설한다고 합니다.

초중고대 학창 시절 폭력을 휘두른 선수들은 앞으로는 프로배구 무대를 밟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렇다면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고 화가 나서 '미친×'이라고 욕을 한마디 했다가 학교 폭력에 휘말린 적이 있어도 신설되는 규정을 적용해서 선수의 장래를 막을 것인가요?

초중고에서는 사소한 다툼으로 학교폭력 대책위원회를 열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먼저 원인 제공을 했는데 한대 살짝 찼다고 또는 욕을 했다고 폭대위 개최를 요구하면 학교에서는 어쩔 수 없이 폭대위를 열어야 합니다.

이때 가해자의 행위가 경미하면 '서면사과'로 그치는데 피해자 학부모는 최소한 학반 교체를 요구하며 폭대위 결정에 불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학교는 피해자 학부모에게 시도교육청에 행정심판을 할 수 있다고 안내하 주는데 대부분 기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가벼운 학교 폭력에 연루된 적이 있어도 선수 드래프트부터 원천 봉쇄한다?

이에 대해 배구협회는 과거 학교폭력과 성범죄 등에 무겁게 연루된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면 배제한다는데 여기서 '무겁게'란 기준이 애매합니다.

취지야 이해하지만 규정을 명확히 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즉 학교 폭력 대책위원회를 열게 되면 제1호인 '서면사과'에서 제9호인 '퇴학'까지 징계 수위가 많은데 몇 호부터 이 신설 규정을 적용할 것인지 분명히 정해야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또한 배구연맹은 선수와 프로를 대상으로 익명 신고가 가능한 피해자 신고센터도 설치한다는데 만약 허위 신고로 밝혀지면 고소 등 처벌 규정도 마련하여 선의의 피해를 보지 읺도록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배구연맹(KOVO)에서는 학교폭력 관련 선수들은 앞으로 프로배구 신인 선발 때 원천 배제하여 프로선수가 되는 길을 전면 봉쇄하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축구, 농구, 야구, 핸드볼 등의 종목은 예외인지 아니면 다르게 적용할 것인가요?

이번 여자 프로배구 선수들의 학교 폭력 연루 문제를 계기로 대한체육회가 나서서 공정하고 투명한 규정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사진 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