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는 즐거움/안타까워라

양심이 사라진 정의

옥상별빛 2018. 2. 28. 00:12

 

 

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로 우리나라에서 폭발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수인 마이클 샌델!

 

이 책은 샌델 교수가 1980년부터 진행한 '정의' 수업 내용을 바탕으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정의와 관련한 각종 딜레마를 비롯하여, 공리주의·자유주의·칸트의 철학·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공동체주의를 정의라는 이름과 연결지어 새롭게 재조명한 이 책은 미국에서는 고작 10만부 정도만 팔리었으나, 대한민국에서 유독 크게 인기를 끌어 100만부를 돌파했습니다.

 

인문학 서적으로 국내에서 100만부를 돌파했으니 국민들이 무엇이 정의인지 잘 알고 있다고 판단해도 될까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정답은 'NO'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ㅡ 특히 징치인, 법조인, 언론인 등은 ㅡ무엇이 정의인지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처럼 보여집니다.

 

'정의(正義)'의 사전적 의미는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인데 작금의 사태와 연관지어 볼 때 정의란 '권력을 쥔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유지되는 가변적인 도리'로 보여집니다.

 

천안함 폭파 주범이 단 한마디 사과없이 버젓이 자유대한의 땅을 넘나들어도 되는 것이 지금 정권 하에서의 '정의'입니다.

 

모든 진리가 그렇듯 정의를 판단하는 기준도 변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정권이 바뀌어도 변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정의라야 하는데 아쉽게도 우리 나라에서의 정의는 '이헌령 비헌령'입니다.

 

흔히 정의를 판단하는 세가지 기준은 정의가 사회 구성원의 행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 구성원 각각의 자유로움을 보장할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사회에 좋은 영향으로 끼쳐야 하는지, 양심에 따라 일관되게 행동하고 있는지의 네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태와 당대의 정권의 입맛에 맞게 왜곡되는 여론을 통해 정의가 실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정의는 간단히 집약하면 '권력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조작되는 가변적인 것'이라고 해야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가 천사라는 가면을 쓴 채 과거사를 들추어 '내로남불' 하는 일련의 사태를 접할 때마다 정의를 힘의 논리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법은 있어도 정권에 따라 유죄인지 무죄인지가 결정되는 현실에서 정의가 사라진 대한민국에 사는 것이 부끄럽고 괴로울 따름입니다.

 

자신이 처한 위치가 정권에 따라 크게 요동치는 대한민국에서 오늘 우리가 앉아 있는 높은 자리도 정권이 바뀌면 감옥이라는 비참한 자리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진정한 정의는 행복, 자유, 미덕을 따지기 전에 '양심'이 우선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법보다 앞서는 것은 '주먹'이 아니고 '양심'이라야 대한민국이 바로 섭니다.

 

'양심'이 사라진 정의는 그저 권력 앞에서 바람의 방향에 따라 떠다니는 구름이거나 혹은 물줄기의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는 파도처럼 무질서한 것으로 형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