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우리를 안타깝게 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막힌 비상구 때문에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이 화재 사건을 계기로 지자체마다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비상구 조사와 시정 조치도 말로만 그치고 전혀 달라진 것이 없는 가운데 서울 한복판의 쪽방여관에서 그 문제점이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여관 뒤편에 있는 비상구도 무용지물이었고 1층은 방범용 쇠창살이 설치되어 있어 투숙객이 고스란히 변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화재가 출입구에서 나면 인근 방 벽을 부수어 피할 수 있게 되어 있어야 하는데 오래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 시할 곳이 없는 ‘생지옥’이었습니다.
전남 장흥에서 서울로 여행 온 세 모녀는 돈이 아까와 숙박비 2만 5000원을 내고 저승사자와 거래를 한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세 모녀가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은 정신병자와 만나면서 비참한 운명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또한 잠 잘 집이 없는 일용직이나 비정규직 직원 등 가난한 사람들의 요람이었던 종로여관은 순식간에 번진 불가마 속에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갔습니다.
20일 한밤중 50대 정신병자같은 취객이 홧김에 저지른 방화는 죄인도 나쁘지만 여러 사람이 조연한 인재였습니다.
이 화재 사건을 보면서 돈이 없는 사람은 다 죽어라 방관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보여준 처참한 사례로 보여집니다.
여기에 돈밖에 모르는 숙박업소 주인의 안전불감증과 지자체 공무원들의 직무 태만의 결과가 묘하게 맞물려 돌아가면서 인재라는 결론으로 귀결되고 있습니다.
여관 주인이 소란을 피운다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 취객은 경찰에 연행했어야 하는데 훈방 조치를 하고 내버린 잘못이 있습니다.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낸 경찰도 이번 화재 참사를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한 셈입니다.
또한 24시간 주유소에서도 밤중에 취객이 휘발유 10L를 요구하면 팔아주지 말아야 하는데 돈 몇 푼 벌려고 휘발유를 팔아준 것은 분명히 잘못입니다.
방화범은 성매매 요구를 한 정황이나 휘발유를 사 온 것을 보면 취하지도 않았지만 앞으로 벌어질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불지른 정신병자입니다.
여관의 구조적 문제, 경찰의 안이한 대처, 주유소의 얄팍한 장사에 정신병자의 광란이 딱 들어맞은 화재 대참사를 보며 아직도 우리나라는 안전에 대해서는 멀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저미어옵니다.
그까짓 현송월이 뭐 대단하다고 기자들이 취재나 하며 정치적인 쇼에 편승하는 사이에 불쌍한 서민들은 오늘도 어디선가 외롭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희망이 없고 가진 자에 의해 농락당하는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병은 언제면 치유되나요?
*사진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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