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연습으로 쓰는 글

틈만 있으면

옥상별빛 2017. 9. 22. 09:20

 

 

바람에 떠밀려 돌아다니다가

벽돌 틈에 간신히 거처를 잡아 고개를 내밀었지.

 

비록 작렬하는 태양이 괴롭혀 목이 말라도

벽돌 틈에는 물을 숨겨 놓고 조금씩 빨아들이지.

 

내가 무서워하는 것은 태양이 아니라

지나가는 행인들이지.

 

살 곳을 잃어

낯 선 곳에 혼자서 버티는 것도 힘든데

무심코 나를 밟고 지나가는 사림이 있을까 봐

위로 위로 고개를 내밀지 못하지.

 

그러나 우리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나도 버틸 수 있지.

 

틈만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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