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쌓는 즐거움/독서 노트

아이는 부모의 노력으로 성장한다

옥상별빛 2013. 4. 6. 18:53

 

 

언젠가 초등부 3학년 교실에 들어가서 학생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물론 정답을 기대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얼마나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알아보자는 의도에서였다.

그런데 아이들도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돈 버는 일, 하늘에 오르는 일, 별을 따는 일, 치타보다 빨리 달리는 일, 물 위를 걸어다니는 일, 날개 없이 하늘을 나는 일, 죽지 않고 오래 사는 일, 자기가 마음 먹은 대로 안 되는 일, 나쁜 사람을 모두 없애 버리는 일, 먹지 않고도 사는 일 등등 정말 무궁무진한 대답이 나왔다.

이 중에 정말 필자가 기대하는 대답이 나와 너무 놀랐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이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 일이다.

세상 일이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만 되어준다면 어려운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특히 상대방의 마음을 자기 생각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더더욱 힘들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생떽쥐 베리의 동화 『어린 완자』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란다."

정말 그렇다.

부모가 자녀를 낳으면 마음먹은대로 잘 키워낼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은 자기 뜻대로 움직이게 할 수가 있는데 자녀 앞에선 어쩔 수 없이 항복하고 마는 것이 바로 오늘날 부모들의 괴로움이다.

자녀가 어렸을 적에는 강압적으로 조종을 할 수 있지만 사춘기 이후부터는 자녀에게 굴복하기 일쑤이다.

부모가 원하는 대로 대학 학과도 선택할 수 없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 배우자를 고를 수도 없다.

사실 부모와 자식간에 생각의 갭이 많이 생기는 것은 대화 부족으로 인한 자녀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부모의 지나친 기대 욕구 때문에 생기는 수가 많다.

오늘날의 부모는 자녀들을 적게 나와 과잉보호를 하면서 자녀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부모들이 다 빼앗아 가고 있다. 이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행동과 판단을 믿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아이들도 자기 나름대로의 사고와 판단으로 일을 할 수 있는데도 부모들은 걱정하여 미리 그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아이는 독립적 사고와 행동의 틀을 잃어버리고 수동적으로 변해버리고 만다. 대학생이 되어도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부모가 다니면서 해결해 줘야 하는 일이 얼마나 우스꽝스런 일인가? 자신들의 일은 자신들의 판단과 책임 아래 행동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권리도 책임도 스스로 찾고 다하도록 해야 한다. 부모들이란 단지 그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주고 떨어져서 지켜보아야만 한다. “달걀은 부화하여 스스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주면 깨진 달걀일 뿐”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명심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떻게 하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가 있을까?

첫째, 자녀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도록 키워야 한다.

신체적인 건강은 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게 하는 것인데 외부로부터 오는 병 말고는 부모의 책임이 크다. 자녀들이 좋아한다고 외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사 줄 것이 아니라 엄마의 정성과 냄새가 깃든 세 끼 식사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아울러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자아감을 형성해 주어야 한다.

자녀의 자아감은 부모가 날 사랑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때 비로소 형성된다. 자녀가 요구하는 것을 다 해주는 물질적 과잉 현상은 자녀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으며 물질이 넘치면 의욕이 사라질 수가 있다. 핸드폰, MP3, 디지털카메라, DVD, 전자사전 등등 다른 아이들이 많이 가지니까 기죽이지 않으려고 무턱대고 사 줄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절제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둘째, 사회적 존재로서의 역할 훈련을 시켜야 한다.

좋은 역할 훈련 방법은 먼저 가정에서 부모를 도와 집안 일을 참여하게 하는 훈련부터 시켜야 한다. 일하는 것을 알아야 공부도 잘할 수 있다. 일하는 것이 얼마나 힘드는 것인지를 알아야 부모에 대한 사랑, 존경이 생긴다. 집안 일을 엄마 혼자 하려하지 말고, 아빠 혼자 애쓰지 말고, 아이에게도 자기에게 맞는 역할을 줘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주어야 한다.

이러한 가정에서의 자기 존재에 대한 훈련이 싹트면 더 나아가 남들과 함께 사는 능력을 길러주는데 관심을 돌려야 한다.

중국에서 아파트 공터에서 밤 늦게 떠드는 아이, 목욕탕 찬물을 수영장으로 생각하여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 택시 의자커버에 한국어로 낙서를 해 놓은 아이들을 보면 참으로 부끄럽다. 어릴 때부터 엄격한 훈육을 통해 자녀들이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지구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크고 넓게 멀리 보는 세계관을 길러 주어야 한다. 영변 핵사찰 문제, 이라크에서의 끊임없는 자살 폭탄 테러, 아프리카의 굶주림, 북극해 개발을 둘러싼 열강의 노력 등을 남의 일로 보지 말고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셋째, 부모는 자녀에게 제대로 투자를 해야 한다.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현명한 투자 방법을 알고 투자를 해야 한다. 자녀들이 학교 공부가 끝나면 과외에 투자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녀에게 돈이 아닌 시간을 함께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

자녀를 잘 키우려면 부모가 먼저 생활을 단순하게 해야 한다.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부모님의 단순한 생활은 필수적이다.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은 시간에 쫓기지 않는 생활을 선택해야 한다. 부모들의 생활이 단순해야 여유가 생기고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자녀들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다. 부모들은 사업과 친교를 위해서 늘 바쁘다고 하지만 꼭 필요한 것과 급한 것에 따라 우선 순위를 정하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줄여 자녀와 가능하면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함께 웃고 함께 대화하며 함께 뛰놀며 자녀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이스라엘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우리 자녀가 다니는 학교를 좋은 학교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데, 우리 나라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좋은 성적을 받게 할까”를 고민한다니 자녀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각자 고민해 보아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