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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교육대학 통합 유감

옥상별빛 2021. 11. 3. 07:32

지난 2007년 제주대학교와 제주교대의 통합 사례는 우리 나라에서 진행된 지역거점 국립대학과 지역거점 초등교원양성기관의 유일한 통합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그 때에는 제주대학교 내에 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설립 허가 건이 걸려 있어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제주대학교 총장의 통합 의지가 강해 제주대학교 내부에서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제주교육대학교는 12개학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전체 입학생 147명에 전체 교수의 수는 34명이었는데 총장선출을 둘러싼 교수 간 대립으로 총장이 장기간 공석이었다가 교육부가 총장 공모를 실시하여 관선 총장을 임명하였습니다.

관선총장이 내려오면서 20073월 제주대학교 총장과 제주교육대학교 총장이 통합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주교육대학교의 입장에서는 정체성 상실이라는 명분 때문에 학생들과 동문회의 반발이 가장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년 620일 통합 양해각서 체결되었습니다.

 

제주교대가 제주대학교에 통합된 지 14년동안 제주교육대학 학생들은 종합대학에서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받게 되는 등 통합으로 인한 긍정적인 요소가 다수 발견되고 있지만 총장은 부총장으로 전환되고, 교무처와 학생처는 교학처로 통합되는 등 기구 및 조직이 축소되었고, 물리적 통합이 이루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양 캠퍼스를 오가며 수업을 듣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라 캠퍼스와 사라 캠퍼스가 서로 떨어져 있다 보니까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도 힘들고, 학생들이 강의를 왔다갔다 하면서 듣는 것도 굉장히 어렵고 통합이 됐어도 교육과정 통합도 잘 안 되어 있습니다.

 

제주대학교와 제주교육대학 통합 이후의 변화에 대해서는 대학교수 측면에서 17개 단과대학의 폭넓은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고 학생 측면에서 장학금 혜택과 디양한 해외 연수프로그램 기회가 확대되었다고 한다.

또한 교육대학에서 의전원과 법전원 등으로의 진로 전환이 가능해졌고 대학원에 8개의 초등교육 관련 박사과정이 개설되었다는 성과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정 인력은 34명에서 9명으로 감축하고 사라캠퍼스와 아라캠퍼스로 분리되어 있어 제주교육대학 소속 학생들은 통합대학교 학생으로서 타 교대 학생들에 비해 장점이 거의 없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200711월 통합 당시 통합이행각서는 전문 48개조항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아직도 많은 조항이 미이행 상태입니다.

특히 통합행각서 제34(글로벌펀드 조성) ‘교육대학 최고 수준의 교육여건을 위하여 50억 규모의 글로벌펀드를 2011228일까지 조성한다.’에 따라 정부가 나서서 교육대학 글로벌펀드(육성기금) 조성에 관심을 보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50억 원을 35억원(연구기금 15억원, 발전기금재단육성기금 20억원)으로 하양 조정하고 교육대학 글로벌펀드 금액 35억원 중 2021년 현재까지 연구기금 15억원만 조성 완료하였습니다.

 

발전기금재단 육성기금 20억원 중 약 29600만원만 조성되어 있어 향후 예산 확보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데 교육인적자원부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대와 제주교대가 진정한 통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양 대학의 캠퍼스 통합(물리적 통합)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고 유··중등·평생교육을 아우르는 교육특화캠퍼스로 육성하여 전국적인 모델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학력 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 논리로 조직기구 축소로 예산 절감 외에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통합으로 타시도의 교육대학 통합을 해서는 안될 일입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

 

제주교육대학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