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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제를 받는 라이시 후보가 이란 대통령에 당선

옥상별빛 2021. 6. 20. 00:12

이란에서 강경파인 에브라힘 라이시는 이란의 대통령 선거에서 62%의 표를 얻어 승리를 했습니다.

 

 

라이시는 부패와 싸우고 이란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인물로 자신을 내세워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어내는데AP통신은 라이시에 대해 인권 활동가와 그들의 가족을 구금하고 이를 서방 국가와 협상 카드로 이용한 것을 감독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라이시는 이란의 최고 판사이고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라이시는 지난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에는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지명을 받아 반체제 인사 숙청을 이끈 장본인으로 2009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 '녹색 운동' 유혈 진압에도 앞장선 인물입니다.


이에 서방 세계에서는 이란의 사형 제도를 지지하며 반체제 인사 숙청에 앞장선 라이시를 가혹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는 2019년 "청소년 시절 저지른 범죄에 대한 사형 집행, 죄수 상대 고문 등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조치"를 한 이유로 라이시를 제재 대상에 올린 인물입니다.

 

이란 정치 체제에서는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종교 성직자가 모든 국가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고 대통령은 최고 지도자에 이어 제2인자입니다.

 

라이시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의 최측근이자 현 사법부 수장으로 서방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원리주의자입니다.

 

하지만 라이시가 올해 8월 초에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면 이란의 국내 정책과 외교 문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이란인들과 인권단체들은 1988년대 정치범들의 대량 처형에서 그동안 라이신의 역할을 지적해 왔습니다.

국제사면위원회에 따르면 그는 약 5,000명의 죄수들에 대한 사형선고를 감독한 4명의 판사 중 한 명이 바로 라이시였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란은 적어도 두 차례의 심각한 전국적인 시위를 목격했는데, 그 중 일부는 수백 명, 일부는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아그네스 캘러마드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에브라힘 라이시가 살인, 강제 실종, 고문 등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조사받는 대신 대통령직에 올랐다는 것은 이란에서 처벌이 최고라는 것을 암울하게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사형 집행을 인정한 적이 없으며 라이시는 사형 집행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의혹을 언급한 적도 없습니다.


앰네스티는 라이시 사법부 수장으로서 2019년 소요사태 당시 시위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관리들과 보안군에 대한 처벌을 감독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라이시는 대통령이 되면 실업문제를 완화하고 일반 이란인들에게 경제난에 기여하고 광범위한 불만을 야기한 미국의 제재를 제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강경파들은 서방을 의심하고 있지만 라이시 대통령과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 모두 이란의 핵 활동에 대한 국제적인 협상으로의 복귀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강경파들은 행정부와 입법부와 사법부 등 모든 권력의 중심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이란은 좀 더 폐쇄적인 사회가 될 것입니다. 

 

 

보수 강경파인 라이시 법무장관이 당선되자 SNS에는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넘쳐나지만 거리에서 환호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경제제재를 풀지 못한 로하니 후보에 대한 실망이 배어 있는 셈입니다.

 

 

한편 미국은 제재를 받고 있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됨으로 인하여 이란과의 핵 문제 협의도 상당히 불투명해질 전망입니다.

라이시는 선거 기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지지했지만 다만 핵합의를 포함한 국가안보와 외교 정책의 최종 결정권은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에게 있는데 향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 사진 출처: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