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 살인범 이춘재가 월요일 법정에서 30년 전 14명의 여성과 소녀를 살해했다고 시인했고, 그가 더 일찍 잡히지 않은 것에 대해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재수사 단계에서 연쇄살인사건을 자백한 당사자인 이춘재(56)가 1980년대 화성과 청주지역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내가 진범"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2일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증인으로 출석한 이춘재는 '진범 논란'을 빚고 있는 이 사건을 비롯해 관련 사건 일체를 자신이 저질렀다고 공개 법정에서 재확인했습니다.
이춘재는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 쓴 윤씨 앞에서 살인사건을 자백했는데 57세의 이춘재는 수원에서 열린 법정에서 "범죄가 영원히 묻힐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윤씨는 1988년 13세 여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2008년 석방되었습니다.
이춘재는 "누군가로부터 장애인이 체포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자신이 범행을 많이 저지르다 보니 어떤 죄로 체포됐는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춘재는 피해자 가족과 윤씨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조사를 받고 억울하게 고통을 받았다고 하더라. 그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진실이 밝혀지면 피해자와 가족들이 어느 정도 위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와서 증언을 하고 회개하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살인사건 당시 화성은 다수의 마을 사이에 흩어져 있던 약 22만 6천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농촌 지역이었습니다.
화성 지역에서는 강력 범죄가 드물었는데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200만 일 이상의 기록을 남기는 등 연쇄 살인범을 찾는 데 자원을 쏟아 부었습니다.
소아마비 때문에 다리를 절었고 초등학교를 마치지 못한 윤씨는 30년 전, 고문에 못이겨 범행 자백을 하였고 그는 살인으로 부당하게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지난 7월 1989년 초동수사 당시 경찰이 윤씨를 폭행하고 허위자백을 강요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이춘재가 법정에 나온 것은 연쇄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 지난 1986년 9월로부터 34년 만이며, '진범논란'을 빚은 8차 사건이 발생한 1988년 9월로부터 32년 만의 일입니다.
과거 경찰에 잡혀가면 고문에 못이겨 인권이 유린되고 '유전무죄, 무전유죄' 사건이 종종 발생했는데 늦게나마 진범이 나타나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윤씨의 죄명이 벗겨졌으니 정말 다행입니다.
한편, 경찰은 부실수사로 논란이 됐던 8차 사건과 관련해서 수사 참여 경찰관 및 검사 등 8명을 직권남용 감금 등의 혐의로 입건하고, 이춘재의 잔혹한 범행으로 희생된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 모 씨와 그 가족,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도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밝혔습니다.
* 사진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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