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가 가까와졌음을 아는지
바람마저 숨을 죽인 이 순간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온다.
초봄 며칠간
너와 나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고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안겨주더니
우리들이 이별이 코 앞에 다가온다.
연두색 새싹이 쑤욱쑥 고개를 내밀며
꽃들에게 어서 가라 밀어내는데
우리들의 만남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꽃비는
내 머리 위에도
내 가슴 속에도 그리움으로 남는다.
이제 가면 그동안
그리움을 걷어내고
아쉬움을 씻어내며
꼬박 1년을 기다려야 한다.
네가 있어서 행복했던 아침
네가 가면서 아쉬웠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