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였지.
보고 싶어도 무슨 말을 할지 몰라
그냥 벚꽃 아래로 불러들였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한 마디 안부도 없이
벚꽃 잎 만큼이나 할 말이 많았던 나
벚꽃처럼 화사하게 입이 벌어진 너
이 순간만은 온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진
새하얀 들판처럼 보였지.
따사로운 햇살 아래
아름다운 벚꽃 그늘 아래
꽃잎이 떨어질까 봐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딛던 너.
카메라 셔터 소리에도
꽃잎이 놀랄까 봐
아름다운 추억을 눈에 간직하던 나
바람도 숨죽인 그날
내 심장은 더할 나위없이 두근거렸지.
손을 내밀까 말까
사랑 고백을 할까 말까
하지만 우리는 기약없이 헤어졌지
내년 기약도 없이.
너 없으면 몹시 그리워지는 봄
너 있으면 몹시 두근거리는 봄
벚꽃처럼 살짝 스쳐간 너
미련은 왜 이리 오래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