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는 즐거움/안타까워라

돌아오지 않는 검둥이

옥상별빛 2018. 12. 28. 05:37

 

올해는 개띠 해인데

집에서 놓아 키우던 검둥이가 사라진지

벌써 두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출하여 아무리 오래 살아도

열흘이 지나면 귀가를 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평소에 어어님을 밭으로 경로당으로

졸졸 따라 다녔고

심지어는 동네 병원까지 따라가서

경호를 하였던 검둥이였습니다.

 

굳이 목줄을 하지 않아도

대소변이 마려우면

밖으로 나가 볼일을 보고 왔기에

집에서는 청소를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의 병환으로

서울에 한 달 이상 입원을 하게 되자

검둥이는 어머님을 그리워했는지

집 밖으로 뛰쳐 나가서는

영영 돌아오지 않습니다.

 

유기견을 잡아 보신탕집에 님기는 개피쟁이가

지나가는 검둥이를 그물도 잡아

팔아 넘긴 것 같습니다.

 

평소에 어리석을만치 온순하여

밖에 나가면 상처를 입고 올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요?

 

개띠 해에 남의 밥상에 올랐을 것을 생각하니

한없는 슬픔이 밀려옵니다.

 

남의 개를 절도하는 사람이 원망스럽고

개를 먹는 사람도 원망스럽습니다.

 

올해는 개띠 해여서 그런지

개를 식용하는 것으로 갈등이 심했습니다.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는 동물이 개인데

은혜를 원수로 갚은 잔인한 인간들이 야속합니다.

 

돌아오지 못하는 황천길로 간 검둥이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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