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즐거움/감사하는 마음 담아

9월의 아침

옥상별빛 2018. 9. 1. 06:57

 

지난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대지를 달구었습니다.

 

바람도 구름도 다 몰아내고

온종일 뜨거운 햇빛을 작렬하며

그 위용을 떨쳤습니다.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더위 먹은 파도는 풀이 꺾이어

죄없는 바위만 간질이고

 

여름의 시위대 선방에 선 매미들이

새벽부터 마른 허공을 깨어 보았지만

 

태양을 저만치 쫓아낸 9월이 되니

아침부터 비구름이 몰려와

대지를 촉촉히 적시며 식혀줍니다.

 

간간히 귓가를 스치는 바람에

할 일 멈추고 창문 앞에 섰습니다.

 

자연은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여기저기에 향기로운 꽃들을 내세우고

풍성한 과일을 남기고 가게 되겠지요.

 

그런데 우리 사람들은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이마에 세월의 흔적만 남기고

무의미하게 가을을 보내면 섭섭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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