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연습으로 쓰는 글

그 날

옥상별빛 2018. 1. 28. 20:19

 

 

 

정말 걷기 좋은 계절은 지나가고

차가운 바람이 귓볼을 때리는 겨울이지만

내가 생각해도

이것은 아니라며

배낭을 매고 산행하던 그 날

 

내리는 눈에 시야가 좁아지고

하늘과 바다의 구분이 없는 날이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걸으니 마냥 좋아서

이 순간이 오래 기억되기를 간직하며

지쳐도 안 지친 척 숨죽여 걷던 그 날

 

나를 바라보는 네 눈망울이 좋아서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 못하는 나이지만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들국화를 보며

너무 아름답고 예쁘다며

에둘러 감탄사를 연발하던 그 날

 

산 아래로 내려오며

우리 헤어지면 언제 만날지 모르지만

너에게 듣고 싶고

내가 하고 싶은 말도 없이

눈빛으로 말하며 손흔들던 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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