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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에 눌려 월드컵 티켓 가격을 내린 FIFA

옥상별빛 2025. 12. 17. 16:27

FIFA가 일부 월드컵 티켓 가격을 60달러로 인하하겠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한 결정은 관대한 배려라기보다, 여론의 압박에 밀린 마지못한 후퇴에 가깝다.

 

수주간 이어진 전 세계 팬들의 반발 끝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스포츠 단체는 마침내 팬들이 오래전부터 주장해 온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가장 충성도 높은 지지자들을 배제하는 월드컵은 축구의 정신을 배반한다는 점이다.

 

 

축구의 힘은 언제나 접근성에 있었다. 붐비는 도시의 골목에서부터 작은 마을의 흙바닥 운동장에 이르기까지, 축구는 특정 계층의 소유물이 아니라 모두의 스포츠였다.

 

그러나 2026년 월드컵을 위한 FIFA의 초기 티켓 정책은 정반대의 철학을 드러냈다. 수익 극대화를 팬 포용성보다 앞세운 것이다.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수천 달러를 지불하라는 요구는 팬들에게 불편한 메시지를 던졌다.

 

 

‘서포터 입장 티어’라는 제한적 저가 티켓 도입은 분명 한 걸음 전진이지만, 그 규모는 심각한 의문을 남긴다. 최소 100억 달러의 수익이 예상되는 대회에서 경기당 수백 장의 할인 티켓은 실질적인 해결책이라 보기 어렵다.

 

게다가 배분 권한을 각국 축구협회에 맡긴 불투명한 방식은 형평성과 공정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FIFA가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익숙하지만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는 낯선 관행을 점점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요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재판매 수수료, 대회 종료 후 환불 같은 정책은 수익성은 높일 수 있지만 신뢰를 훼손한다. 팬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축구를 지탱하는 감정적 기반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 축구의 세계적 인기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팬들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계속 시험한다면, 축구는 문화적 중심을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월드컵은 배제의 상징이 아니라, 공동의 열정을 기념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FIFA는 부분적인 수정에 나섰다. 이제 진짜 시험은 더 깊은 교훈을 배울 수 있는지에 있다. 축구는 비싸서 번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기 때문에 살아남는다.

 

*사진 출처: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