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즐거움/중국

소흥 심원(紹興 沈園)

옥상별빛 2020. 1. 27. 21:00

 

 

중국 절강성([浙江省) 사오싱시(紹興市)의 심원(沈園)은 남송(南宋) 시대에 건립되었습니다.

 

이곳은 소유주가 심씨(沈氏)라 하여 심원(沈園)이라고 불렀습니다.

 

심원은 남송시대의 애국시인 육유(陸游)와 관련된 일화가 있습니다.

 

육유는 어머니의 강요로 사랑하는 아내 당완(唐婉)과 어쩔 수 없이 이혼한 뒤 이곳에서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애틋한 감정이 북받친 육유는 벽에 〈채두봉(釵頭鳳)〉이라는 시를 남겨 후회하는 마음을 토로하였고, 당완도 시로 화답하였는데 그 내용이 애절하여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립니다.

 

상심한 당완은 시름에 젖어 지내다가 병이 들어 곧 세상을 떠나고 수십 년이 지나 이곳에 다시 온 육유는 당시를 회상하며 비통한 마음으로 〈심원(沈園)〉이라는 시를 남겼습니다.

 

심원에 들어서면 웅장한 건축물은 없고 좀 초라한 회랑과 정자 등에 실망하지만 陸游(육유)와 唐婉(당완)이 서로 화답한 시를 이해하고 둘러보면 애듯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釵頭鳳(채두봉) : 陸游(육유)

 

紅酥手黃滕酒(홍소수황등주)

발그레한 고운 손으로 따라주던 황등주

 

滿城春色宮墻柳(만성춘색궁장류)

성 안엔 봄빛이 가득하고 담장에 실버들 늘어졌는데

 

東風惡歡情薄(동풍악환정박)

동풍이 사나워서였나요 사랑의 정이 엷어서였나요

 

一懷愁緖幾年離索(일회수서기년이삭)

시름을 품고 서로 떠난 지가 몇 해인가요

 

錯(착)

착잡해요

 

錯(착)

착잡해요

 

錯(착)

착잡해요

 

 

春如舊人空瘦(춘여구인공수)

봄은 한결같은데 사람은 쓸쓸히 여위어 가고

 

淚痕紅浥鮫綃透(누흔홍읍교초투)

연지 묻은 눈물은 손수건을 하염없이 적시네요

 

桃花落閒池閣(도화락한지각)

복사꽃 지는 허전한 누각에서

 

山盟雖在錦書難托(산맹수재금서난탁)

굳은 맹서 기억하지만 편지 하나 전할 길 없네요

 

莫(막)

막막하네요

 

莫(막)

막막하네요

 

莫(막)

막막하네요

 

 

和 釵頭鳳(화채두봉): 唐婉(당완)

 

世情薄人情惡(세정박인정악)

세상은 야박하고 인간의 마음은 모진데

 

雨送黃昏花易落(우송황혼화이락)

해질 무렵에 비까지 오더니 꽃마저 지고 말았네요

 

曉風乾淚痕殘(효풍건누흔잔)

새벽 바람에 눈물은 말라도 자국은 남아서

 

欲箋心事獨語斜欄(욕전심사독어사란)

이 마음 글로 남기고 싶은데 난간에 기대어 홀로 중얼대보네요

 

難(난)

어려워요

 

難(난)

어려워요

 

難(난)

어려워요

 

 

人成各今非昨(인성각금비작)

서로는 갈 길이 다르고 오늘은 어제가 아니라지만

 

病魂長似鞦韆索(병혼장사추천삭)

영혼은 병이 들어 오랜 세월 그네 줄 마냥 흔들렸네요

 

角聲寒夜闌珊(각성한야란산)

뿔피리 소리 나고 찬 밤이 사라져 가면

 

怕人尋問咽淚裝歡(파인심문인루장환)

왜 물어볼까 두려워 눈물을 삼키고는 기쁜 체 했는데요

 

瞞(만)

속인겁니다

 

瞞(만)

속인겁니다

 

瞞(만)

속인겁니다

 

 

※ 釵頭鳳(채두봉)은 비녀 끝머리의 봉황무늬 장식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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