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와 예술 사이의 그래피티

 

영국의 두 청년이 자국에서 지하철 ‘그라피티’(graffiti)로 실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코레일 기차에 그래피티를 하여 4개월 징역이라는 처벌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형법 143조에 공용물파괴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동법에 의하면, 선박·기차 또는 항공기는 그 종류 및 대소를 불문하며,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것이면 그 소유가 사유이건 공유이건 국유이건 불문한다고 되어 있어 기차 등에 그래피티를 한 것을 공용물을 훼손한 것으로 본다면 '공용물파괴죄'에 해당하고, 이 죄를 범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규정에 해당됩니다.

 

그래피티(graffiti)란 락카 스프레이나 페인트 등을 이용해 공공 장소의 벽에 무단으로 글자 도안 및 그림을 그림입니다.

 

그래피티(graffiti)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그냥 '낙서'라는 뜻으로 무단으로 한 것만이 그래피티이며, 뮤랄미라고 하여 허가를 받고 그래피티를 하는 것은 진정한 그래피티로 인정받지 앉습니다.

 

그래피티의 종류도 상당히 많아 자신의 표식을 남겨놓는 '태그, 태깅, 태거', 스로업(Throw up) 혹은스로이(Throwie),

올드스쿨(Old skool), 와일드(뉴스쿨), 버블, 블록버스터, 바밍(Bombing), 뮤랄(Mural), 피스(Piece), 해븐(Heaven), 트레인(Train), 홀트레인(Whole train), 스텐실, 스팟(Spot), 디스 등 그래피티 영역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고속도로와 이어지는 다리 밑에 그래피티가 있는 곳이 수없이 많은 곳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래피티는 남의 나라 일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피티를 보는 시각은 '낙서'다 '예술'이다의 두 가지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벽화나 이집트의 유적에서 볼 수 있는 낙서에 가까운 그림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피티가 예술로서 등장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부터이다. 사이 톰블리(Cy Twombly)·잭슨 폴록(Jackson Pollock) 등은 낙서의 표현법에 관심을 보였고 장 뒤뷔페(Jean Dubuffet)는 아웃사이더 아트로서의 낙서의 의미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피티기 1960~1970년대 미국 갱들의 문화에서 기원하였는데 당시 미국 갱스터들이 자신들의 영역 표시로 특유의 낙서를 벽에 남겼습니다.

 

초창기 그래피티는 벽에 자신의 이름 또는 닉네임을 일반적인 글씨체 또는 대문자로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가령 사람의 이름이 'See You Later'라면 머리 글자인 'SYL'만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멋과 예술의 미와는 관계가 없는 자신의 흔적을 가능한 많은 곳에, 어려운 곳에, 남기기 힘든 곳에 남기자는 원칙을 고수하며 이런 전통은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래피티를 하는 사람들은 문화이자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벽화가 그려진 곳에는 가끔 이런 그래피티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래피티를 문화예술로 보자는 주장도 있지만 그래피티의 원칙이 몰래 공공시설인 담벼락이나 타인의 집 울타리 같은 곳에 무단으로 훼손하고 있어 범죄의 한 종류로 보고 있습니다.

 

초창기인 1980년대에는 공공장소, 특히 뉴욕 지하철에 마구 그래피티를 그려놓아 직원들은 아침마다 이를 지우기에 파빴고 그럴수록 그래피티늘 하는 사람들은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 흔적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결국 뉴욕시는 그래피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 대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피티는 미적인 것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공공기물을 훼손하고 자신의 흔적, 영역을 남기는 쪽에서 출발하였지 그래피티를 그림으로 보는 사람이 늘고 낙서로 시자한 그래피티카 도안이라는 디자인적 요소를 접합시켜 돈이 되기 때문에 예술이 아니냐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래피티는 기본적으로 훼손의 범주에 속하므로, 자연물, 공공재, 타인의 사유재 등에 행하는 경우 범죄로 간주되며, 당연히 처벌의 대상이 되지만 그래피티를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욕구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이제는 예술로 인정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