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가슴으로 읽는 글

어버이날에

옥상별빛 2021. 5. 8. 17:16

일제강점기에 

툭 하면 일본군에 강제 징용 당하고

툭 하면 식량을 바치며 고생하시더니 

 

해방이 되어도 

먹을 것이 없어 

척박한 땅을 일구시며

고생하신 부모님!

 

보리쌀을 팔고

고구마를 팔아도

큰 돈이 되지 않던 시절

 

외양간에 암소를 키우시며

돈을 마련하던 아버님

물 때만 되면

밀링 농사일을 뒤로 하고

바다에서 소라와 전복을 따시던 어머님

 

냉장고라도 있었으면

겨울에 먹을 해산물을 보관이라도 하련만

겨울에는 먹을 것이 부족하여

고구마를 삶아 먹고

범벅으로 끼니를 잇던 어린 시절

 

농번기에는 주말마다 방학마다

밭에서 씨름하고

농한기에는 소를 키우느라 

놀 시간이 별로 없어

농사는 안 짓겠다고 다짐했건만

 

나이가 들고 보니

직장에서도  안 받아주고

부모님이 물려주신 밭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지금의 농사는 기계화되어

고생할 일이 별로 없지만

어린 시절에는 뙤약볕을 맞으며

김을 매는 것이 왜 그리 싫었은지요.

 

돌이켜 보면  

부모님은 자식을 위해 

그렇게 고생만 하다 가셨는데

 

매년 어버이날만 되면

몹시 그리워집니다.

 

살아 계실 적에

효도를 하라 했거늘

정말 무심했던 것 같아 

이제는 후회의 눈물만 글썽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옆에 어버이가 계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그리도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

 

자식이 자식된 도리를 다 못해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옵소서.

 

그저 형제간에 우애있게 지내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만으로도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이오니

무슨 더 바랄 것이 있겠습니까?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 사진 출처: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