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찾은 어머님의 삶터에는
몸서리쳐지도록 사나운 파도가 친다.
성난 기세로 몰려드는 하얀 파도는
파위를 때리며 뭍에 기어오르려 한다.
그런데 어머님은 이 사나운 파도와 싸우며
밑바닥도 안 보이는 열 길 바닷속에서
소라와 전복을 찾아
얼마나 힘들었을까?
숨을 들이마시면 바닷속으로
숨을 쉬시려면 물 밖으로 나오길
하루에도 몇 번이나 하셨으랴!
그 많던 해산물도
지금에 팔면 목돈인데
당시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큰 돈이 되지 않았거늘
그래도 자식 위해 생계 위해
어머님은 그렇게 파도와 싸우시다가
따스한 봄날에 우리 곁을 떠나셨다.
송악산은 우리 어머님의 고생을 아는지
오늘도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는데
어머님은 이제 이 바다에 오실 수 없다.
아!
그리운 어머님이시여
아 그리운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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