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연습으로 쓰는 글

팩트가 상투어인가요?

옥상별빛 2018. 9. 7. 09:56

 

 

'사실'을 의미하는 '팩트(fact)'가 어느새 우리 일상 언어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팩트만 말 해."

"저는 팩트만 말합니다."

"그건 팩트가 아닌데요."

 

인터넷만 뒤져봐도 온통 팩트가 사실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의 '팩트'는 명사이나 우리말로 옮긴 '사실'은 명사나 부사로 쓰이기 때문에 '팩트'를 '사실'로 바꾸면 이상한 부분이 나타납니다.

 

"사실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요."

In fact I do not love her.

 

"내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에서는 '사실'은 'fact'가 아니라 'true(진실)'라고 해야 자연스럽습니다.

It is fact that I do not love her.(×)

It is true that I do not love her.(○)

 

따라서 영어의 'fact'는 다소 주관적인 경향이 농후할 때 쓰이는 말이기 때문에 우리말처럼 누가 보아도 객관적인 '사실'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이처럼 우리가 아무런 생각없이 쓰는 'fact'가 사실이 아니라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진정성도 없이 팩트란 말을 지나치게 쓴다는 것은 자기를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가령 내가 기억하는 것을 말로 꺼낼 때 과장이나 미화되면 팩트가 아닙니다.

 

따라서 나는 팩트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면서 이 말을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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