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나의 일기, 나의 삶

다퉈서 돌아서는 길

옥상별빛 2018. 7. 22. 15:45

 

청평에서 놀다가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망고빙수를 시켜 먹을 때까지는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돌아가는 길에

시간도 많이 남아서

스포츠 용품점에

들르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딸이 왜 더운 날에 가느냐며

짜증을 부렸습니다.

 

그래도 가는 길에 있는

스포츠 용품점을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좁은 길에 들어서니까

 

차 한 대만

맞은 쪽에서 달려와도

한쪽에서 피하며

겨우 찾아간 곳이란

대형 할인매장도 아니어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렇다고 빈손으로 돌아서면

가족들이 짜증을 낼까 봐

라켓과 가방을 사고

문을 나서는데

마음이 허전했습니라.

 

아무리 집으로 가는 길이라지만

서울의 최고 기온이

38도를 넘어

불쾌지수가 매우 높음에도

기어코 물건을 사고 싶다고 한 것은

오로지 저 잘못이었습니다.

 

딸에게 원망의 한마디를 듣고

혼자서 돌아서는 길은

왜 그다지도 발걸음이 무거운지요?

 

 

 

*사진 촬영지 : 서울 워커힐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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