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이 땅에 발을 디딘 지난 1954년!
6.25 전쟁과 제주 4·3 항쟁의 혼란으로
황폐화된 제주의 중산간에
당신은 젊은 선교사로 한림읍 금악리에 오셨지요.
황폐화된 중산간에
성 이시돌 목장을 설립하시고
제주 목축업의 기반을 마련하셨지요.
새끼를 품은 암퇘지 한 마리로
해마다 돼지 여러 마리를 생산하시며
제주 목축업의 선구자가 되신 패트릭 제임스 맥그린치 신부님!
누구보다 제주를 사랑하셨기에
이방인이라는 설움도 잊으시고
제주 도민들을 그렇게 아끼셨던 당신도
향년 90세를 일기로 선종하시다니
참으로 가슴이 미어옵니다.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
자립하면 더 잘 살 수 있다고 가르치신 맥그린치 신부님!
25살이었던 꽃다운 나이에
고국인 아일랜드를 떠나
이역만리 이곳 제주에서
60년 넘게 제주에서 사셨습니다.
1961년 농민의 주보성인의 이름을 따서
성 이시돌 목장을 설립하시고
제주 최초의 신용협동조합을 만드신 맥그린치 신부님!
벌어들인 수익금은 오로지
병원과 양로원을 세우셔서
가난한 도민들을 도와주시고
유치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설립하신
수많은 공헌을 어찌 다 헤아오리까?
한국인을 좋아하셨기에
제주를 사랑하셨기에
2014년 국민훈장 모란장도 받으시고
조국의 아일랜드 대통령상도 받으셨는데
물론 저희들은 압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었음을...
당신이 하신 모든 일들이
돈을 벌려고 하신 것도 아니고
상을 받기 위해서 하신 일도 아니라는 것을
그 누가 모르겠습니까?
이런 당신의 거룩한 정신을
어찌 잊을 수 있사오리까?
이제는
당신이 일구신 저너른 들판을 지날 때마다
생각날 것 같습니다.
너무하십니다.
홀로 떠나시다니
너무 서글픕니다.
홀로 떠나시다니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이 좋은 세상을 남겨 놓고 혼자 가시다니
만물의 영장인 인간들도
늙음을 막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요?
흐르는 세월의 법칙에 따라
늙고 노쇠해져서
사라지는 식물처럼
당신도 그렇게 가시는데
아무 것도 해 드릴 수 없는 저희들을 용서하소서.
이제 더 좋은 세상으로 가시는데
잡지 못하겠습니다.
이제 더 편안한 세상으로 떠나시는데
막지 못하겠습니다.
내년 이맘 이맘때
민들레가 피고
고사리가 손을 내밀 때면
더욱 그리워질 것입니다.
아니 너무 보고 싶어질 것입니다.
천국에 가셔도
순 감으면 떠오를
제2의 고향 제주를
부디부디 살펴 주소서.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맥그린치 신부님!
당신은 제주도민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사진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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