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는 즐거움/안타까워라

40년의 한진해운 파산

옥상별빛 2017. 2. 2. 19:16

 

세계 10대 해운기업이었던 한진해운이 오는 17일 파산선고 를 할 예정입니다.

 

한진해운은 1977년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선사로 설립하고 출범 이듬해인 1978년 중동항로를 개척한 데 이어 1979년 북미서안 항로, 1983년 북미동안항로 등을 개설하여 호황을 누렸습니다.

 

1988년 대한상선(대한선주)을 합병해 국내 '1호 선사'가 된 한진해운은 1992년 국내 최초로 4천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인 '한진오사카호'를 띄웠습니다.

 

조중훈 회장이 2002년 11월 타계하자 셋째 아들인 조수호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아 2000년대 중반까지도 5천750TEU급의 컨테이너선을 잇달아 인수하며 순항했습니다.

그러나 조수호 회장이 2006년 별세하자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주목받았으나 글로벌 해운업 장기침체 등과 맞물리며 회사가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최은영 회장은 업황 호전을 과신하고 높은 용선료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97년 IMF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가 선박을 팔고 남의 배를 빌려 운행하는 용선 위주 사업으로 재편하면서 해운업황이 고꾸라지며 장기계약에 대한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시가보다 5배 높은 용선료를 지불하며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최 회장은 2014년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에게 자금 지원을 받고 경영권을 일부 넘겼지만 이미 사태는 지나간 뒤였습니다.

 

결국 최은영 회장은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고 완전히 손을 뗐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2014년부터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에 매진했으나 각국 항구 정박료에 6,500억의 연체 거래와 약 5조 가량의 금융차입금을 안은 채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법정관리 이후 바다 위 한진해운 선박이 운항을 멈추고 세계 곳곳의 항만에서 압류되면서 이른바 '물류 대란'이 벌어졌고인력과 주요 자산을 매각한 한진해운은 국내 1위, 세계 7위 선사로 군림하던 시절을 접고 결국 파산이란 운명을 맞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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