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가슴으로 읽는 글

누렁이의 눈물

옥상별빛 2016. 10. 15. 06:35

 

 

가슴이 저리네요.

그리고 한없는 눈물이 흐르네요.

 

주인이 날 그렇게 사랑하더니만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납니다.

 

어디로 가는 지는 모르지만

한번 가면 끝인 것을 수없이 보며 자랐습니다.

내 엄마가 그랬고.

내 친구가 그랬고.

 

한창동안 울부짖으며 자꾸 고개를 돌리던 엄마의 눈을

아직도 생상히 기억합니다.

 

마지막 여물이라며 제게 준 여울을 먹으며

나를 팔아야 하는 주인의 마음을 압니다.

 

 

인간들이여!

내 몸의 살을 탐내거든

부디 고통없이 가게 해 주세요.

 

제 육신이 여러분의 피와 살이 된다면

이 한 몸 기꺼이 바치오리다.

 

그저 피묻은 제 살을 보면서

시뻘건 불판에서 익다 못해 타는 모습을 보면서

고마움이랑 느끼면서 드세요.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뼈 빠지게 밭을 갈고

무거운 수레를 끌며 고생하다가

힘이 떨어지면 밥이 되었고

 

오늘날 저희는

한 평도 안 되는 감옥에 갇혀

주면 먹고

졸리면 자는 일읃 반복하면서

몸이 비대해지면

어디론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울지 말자.

운명은 그런 거니까.

 

약한 모습은 보이지 말자.

인간들 앞에는 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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