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저리네요.
그리고 한없는 눈물이 흐르네요.
주인이 날 그렇게 사랑하더니만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납니다.
어디로 가는 지는 모르지만
한번 가면 끝인 것을 수없이 보며 자랐습니다.
내 엄마가 그랬고.
내 친구가 그랬고.
한창동안 울부짖으며 자꾸 고개를 돌리던 엄마의 눈을
아직도 생상히 기억합니다.
마지막 여물이라며 제게 준 여울을 먹으며
나를 팔아야 하는 주인의 마음을 압니다.
인간들이여!
내 몸의 살을 탐내거든
부디 고통없이 가게 해 주세요.
제 육신이 여러분의 피와 살이 된다면
이 한 몸 기꺼이 바치오리다.
그저 피묻은 제 살을 보면서
시뻘건 불판에서 익다 못해 타는 모습을 보면서
고마움이랑 느끼면서 드세요.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뼈 빠지게 밭을 갈고
무거운 수레를 끌며 고생하다가
힘이 떨어지면 밥이 되었고
오늘날 저희는
한 평도 안 되는 감옥에 갇혀
주면 먹고
졸리면 자는 일읃 반복하면서
몸이 비대해지면
어디론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압니다.
울지 말자.
운명은 그런 거니까.
약한 모습은 보이지 말자.
인간들 앞에는 밥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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