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나의 일기, 나의 삶

가파도 연가

옥상별빛 2015. 9. 24. 12:39

 

 

 

 

가슴 속에 스며드는 봄햇살 한 웅큼

아낌없이 거둬들여야 할 이 순간

청보리가 넘실거리는 들판 따라 길을 걸으면

가끔씩 불어오는 실바람이 코끝을 간질이고

이름 모를 들꽃들이 가는 발길 멈추게 하네.

손 뻗으면 닿을 듯한 송악산과 형제섬이

나를 부르는데 어서 오라 손짓하는데

난 지금까지 왜 몰랐나 가파도를.

오래 살고 볼일이야 이렇게 좋은 곳에서

올 때는 혼자지만 갈 때는 말벗 만들어

영원토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담고

따스한 정 품어주는 하얀 영혼들처럼

사랑의 꿀맛을 주는 아름다운 삶을 살리라.

 

 

 

 

 

여름이면 파고드는 뜨거운 이 햇살도

짜증 없이 받아들여야 이 순간

굽이굽이 해안선따라 올레길을 걷고 있으면

태평양 푸른파도 음악되어 잔잔하게 다가오고

해녀들 숨비소리 가는 발길 붙들여 매네.

남쪽으론 최남단 마라도와 바위섬이

나를 반기는데 다시 오라 미소짓는데

난 여태까지 왜 못왔나 가파도를.

다시 오고 볼일이지 이렇게 멋진 곳에서

올 때는 친구지만 갈 때는 연인 만들어

두고두고 잊지 못할 그리운 추억을 쌓고

뜨거운 정 안겨주는 맑은 영혼들처럼

사랑의 단맛을 내는 풍요로운 삶을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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