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줄을 아무리 단단히 묶어도 무거운 이불이나 물기가 많은 옷을 여러 개 널면 빨랫줄은 아래로 축 쳐지기 마련입니다. 이때 바지랑대 한두 개를 중간에 받쳐 올려주면 세탁물이 바닥에 닿지 않아 안심이 됩니다. 바지랑대는 아무리 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상하좌우로 흔들릴뿐 절대로 바닥으로 쓰러지는 법이 없습니다. 특히 바지랑대는 냉장고도 없던 시절에는 음식을 오래 보관할 수가 없어 식량 비축을 위해서도 필요했습니다. 무우말랭이, 고구마 절간, 옥수수, 호박, 고추, 생선, 육류 등등. 하지만 쥐나 고양이가 넘보지 않게 하려면 바지랑대에 기어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 숙제였습니다. 어쩌면 부모님이든 어린 자식들이든 바지랑대는 우리 가족의 삶의 줄을 탱탱하게 받쳐주는 기둥이었는지 모릅니다. 빨랫줄에 바지랑대를 받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