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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發) 평화 중재의 위태로운 현실

옥상별빛 2025. 10. 22. 05: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조속한 정상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평화 중재에 대한 의욕을 내비친 지 불과 며칠 만에, 그 계획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푸틴과의 전화 통화 후 "2주 안팎, 꽤 빠른 시일 내" 회담을 공언했으나, 이제 행정부 관계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 계획이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전달했습니다.

 

이는 세계가 기대했던 '트럼프 평화 구상'이 첫 단추부터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희망고문으로 끝난 '고위급 회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사전 정지 작업(groundwork)으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간의 고위급 자문회의 개최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단 한 차례의 '생산적인 전화 통화' 이후 "추가적인 대면 회담은 필요하지 않다"는 명분 아래 중단되었습니다.

 

러시아 측 소식통들은 루비오-라브로프 접촉이 중단된 배경에는 양측이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에 대해 극명하게 다른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합니다.

 

미국은 루비오와 라브로프의 통화를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실상은 러시아의 입장이 여전히 '강대주의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루비오 장관이 푸틴-트럼프 회담 추진을 권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급기야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제시했던 '전선 동결(freeze the conflict)' 구상마저 공식적으로 거부했습니다.

 

크렘린의 냉소, 헛도는 중재 시계

 

 

러시아 크렘린궁의 반응은 더욱 냉소적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화요일, "정상회담은 연기될 수 없다. 애초에 일정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백악관의 성급한 발표를 일축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전속결'식 외교 행보가 현실적이지 못했음을 방증합니다.

핵심 당사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장거리 토마호크 미사일 비제공' 결정 이후 러시아가 "외교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전력 강화야말로 러시아의 종전 의지를 끌어낼 '평화를 위한 필수 열쇠'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의 방어력 강화를 뒷받침하는 명확한 입장을 견지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공허한 '평화 중재' 약속, 신뢰의 문제

 

 

백악관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무의미한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 약속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최고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불과 며칠 만에 행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인해 무력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평화 중재는 일관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성급하게 회담 일정과 결과를 공언하기보다는, 루비오-라브로프 간의 물밑 협상에서 확인된 '러시아의 강대주의적 태도'를 정확히 분석하고, 전쟁 당사국들이 수용 가능한 현실적인 외교적 돌파구를 모색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성급한 발표가 만들어낸 '2주 내 정상회담'이라는 기대는 이제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트럼프발(發) 평화 중재 시계는 멈췄거나, 혹은 작동조차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백악관은 무책임한 낙관론을 접고, 진정성 있는 평화 전략을 마련해야 할 엄중한 시점입니다.

 

*사진 출처: C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