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나의 일기, 나의 삶

생이 끝나는 그날까지

옥상별빛 2019. 3. 28. 04:07

 

형제와 자매여

우리가 함께 지내다가

언제 헤어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 이대로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행복할 뿐입니다.

 

한 배에서 태어나 한솥 밥을 먹다가

출가하여 다른 밥을 먹어도

부모님을 추억하며

옛이야기 꺼내면 모두 그리워질 것을

 

 

기쁨은 없어서는 안될 양념으로 다루고

슬픔은 채소에 묻은 흙처럼 물로 씻고

 

오해는 양파처럼 채로 썰어 조리하고

실수는 계란처럼 잘 풀어주고

 

이해는 뜨거운 국물처럼 천천히 마시고

용서는 냉수처럼 한번에 들이키고

 

신뢰는 밑반찬처럼 항상 준비하고

의심은 먹다 남은 잔반처럼 처리하고

 

고통은 되도록 함께 갈라 먹고

행복은 배가 불러도 과식하고

 

사랑은 내일도 먹을 쌀처럼 항상 비축하고

증오는 음식 쓰레기와 함께 꼭 버리고

 

그리움은 밥상 차릴 계좌에 비축하고

서러움은 일시불로 조기에 청산하고

 

건강은 건강한 식단처럼 만들고

잔병은 달마다 조금씩 납부하고

 

 

수많은 세월이 흐른 뒤

지난 날을 추억하며 그리워하며

맛있는 밥상 다시 한번 차리고 싶습니다.

 

생이 끝나는 그날까지...

 

 

*사진 출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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