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는 즐거움/안타까워라

사라진 묘

옥상별빛 2018. 9. 11. 05:31

 

작년에 벌초하러 왔던 A씨는 자신의 조모 분묘가 사라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누군가가 자기 조상의 묘인줄 알고 장의사를 고용해 잘못 묘를 파헤쳐 자신의 가족 묘지로 옮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공동묘지에는 CCTV가 없었고 목격자도 없어 A씨는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석이 있었지만 두 분묘 사이에 세웠기 때문에 누군가가 실수로 남의 조상 묘를 모셔가고 말았습니다.

 

공동묘지를 지키는 사람도 없어 이제는 조모 묘를 벌초할 수 없게 되었는데 어디에 가서 하소연도 하지 못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과거 제주 사람들은 마을마다 공동묘지를 만들어서 봉분을 만들었습니다.

 

주로 낮은 오름의 산비탈에 묘를 썼는데 남의 조상 묘를 파헤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후손이 벌초를 하면서 자신들의 조상 묘의 위치를 찾지 못해 벌초를 하지 않고 남겨지는 묘도 많아졌습니다.

 

묘를 몇 년동안 방치하면 초원이 되어버려 읍면동마다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 경작지에도 묘적계가 없는 무연묘가 많아도 함부로 철거할 수도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런가 하면 아파트 단지 부근에도 분묘가 있는데 조상들이 팔아주지 않아 집을 짓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분별하게 혹은 몰래 쓴 묘가 오늘날 제주의 최대 고민거리인데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