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즐거움/가슴으로 읽는 글

83세 기생 이야기(1)

옥상별빛 2017. 7. 3. 05:20

 

기생의 존재는 한편으로는 인류의 원초적 본능을 해결하기 위하여 있어 왔고 한편으로는 당시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 줍니다.

일본의 요코하마 (橫濱)에 유명한 기생 한 분이 있는데 매춘을 무려 60년 동안 해 왔습니다.

그녀의 본명은 니시오카 유키코(西岡雪子)로 평소에 닉 네임으로 「마리」 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항상 얼굴에 짙은 백색 분을 발랐고 백색의 원피스를 입었습니다.

마리 씨는 요코하마에서 활동한 기생으로 노인들이 손자손녀를돌보는 나이에도 허리를 굽히고 지나가는 행인을 끌어들였습니다.

남들이 사정을 모르면 손가락질 하며 "저 미친 년"이라고 손가락질을 할지 모르지만 사정을 들여다보면 사람을 감동시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본 영화 감독인 나카무라(中村高寬) 씨는 마리 씨를 주인공으로 한 'Yokohama Mary'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선전 문구에는「과거 50년 동안 그녀는 줄곧 기생이었고 그러나 지금도 그녀는 요코하마 역사의 산 증인이시다」

사진에서 보는 마리 씨는 이제 등이 많이 굽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안경을 끼고 하얀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었으며 소매가 긴 장갑에 하얀 양산을 들고 있었습니다.

마리 씨는 피아노를 치고 영어를 할 줄 알며 서예에도 솜씨가 좋았습니다.

 

1945년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부친은 전쟁 중에 죽고 동생이 모든 재산을 가지고 가는 바람에 그녀는 집을 떠났습니다.

당시 24 살이었던 마리 씨는 사방으로 할 일을 찾아 돌아다녔지만 패전으로 실업자가 많은 상황에서 여성의 몸으로는 더욱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국에 발행되는 신문 광고 하나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고 말았습니다. 그 광고에는「클럽에서 일할 신입 사무원을 모집, 숙식 보장, 18~25 세의 여성에 한함」

이에 마리 씨는 순을 부릅뜨고 뚫어지게 바라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광고는 정부가 바로 내건 것으로 그녀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이 직장을 찾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일자리에 무려 6만 명 이상이 몰렸는데 마리 씨는 얼굴도 잘 생기고 영어도 할 줄 알아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직되었습니다.

이 광고는 일본 동경 경시청이 설립한 RAA 협회로「특별 위안시설 협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마리 씨는 영어를 할 줄 알면서 일본 역사상 입에 꺼내기도 싫은

어두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는데 바로 미국 군인의 성 노예로 전락한 것입니다.

 

낮도 밤도 없고 껌을 씹으며 미군 병사를 기다리다가 불려가 방문이 닫히면 거절할 여유도 없이 짐승 같은 놈들에게 몸을 바쳤습니다. 그녀는 하루에 많을 때에는 55명의 미군을 상대했는데 10분씩만 해도 9시간 넘게 몸을 제물로 바친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그녀들의 육체를 희생시킴으로써 절대 다수의 여성의 안전과 바꾼 셈입니다. 그녀의 청춘은 이렇게 꺾였고 미군 병사들은 콘돔도 끼지 않고 달려들어 성병도 유행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들의 존재가 점점 외부에 알려질 무렵인 1946년

점령군이 「공공연하게 매춘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 이상의 배반」이라고 보고 도처에 설치한 위안소를 철폐했습니다.

마리 씨는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정부의 어떤 보상도 없이

거리에 내던져졌습니다.

그녀는 생활 능력을 잃었고 인반의 존엄성도 다 소멸한 상태에서 이제는 개인이 운영하는 매춘 업소밖에 달리 갈 곳이 없었습니다.

미군이 지라가는 거리 양쪽에 짙은 화장을 하고 도열하여 요염한 자태로 미군을 유혹하여 육체를 약간의 수입과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마리는 당시 독보적인 존재였는데 영어가 되고 서예에 능통하고 피아노를 치기 때문에 다른 기생들은 손님을 기다리지만

손님을 선별했습니다.

당시 요코야마에서는 복고풍의 옷을 입고 있었던 마리 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고 미군 사이에는 '황후 폐하'로 통했습니다.

 

이렇게 잘 나가던 마리 씨는 한 미국 군관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상대방은 사랑의 징표로 옥으로 된 반지를 보내며 두 사람의 감정은 불타 올랐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이 불타 오를 무렵 6.25가 발발하고 이 미국 군관은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서 떠나고 말았습니다.

미국 군관은 떠나며 "이 다음에 데리러 올테니 기다려 달라."며 짙은 이별의 키스를 하고 배에 탔습니다. 순진한 마리는 배가 저멀리 수평선으로 사라질때까지 그 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리며 멍하니 한동안 서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리 씨는 그를 기다린지 이미 40년이 되었습니다. 요코하마에서 이미 늙어빠진 기생이 손에는 이미 빛을 잃은 옥팔찌를 끼고 당시 아름답던 얼굴도 세월의 흐름 속에 육체는 그렇게 초췌해 갔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도 요코하마 항구 주변에서 다시 상봉할 줄 모르는 군관을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여태껏 몸은 팔아도 영혼까지 팔지 않겠다며 키스는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마리 씨는 지금까지 22번이나 요코하마 경찰에 끌려 갔는데 바로「도시의 어두운 그림자가 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내용 출처: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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