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강성 소흥시 란정(蘭亭)은 서남쪽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이곳은 왕희지가 353년 사안, 손탁 등 42명의 명사를 불러놓고 유상곡수에 술잔을 띄어 돌아오기 전까지 시를 짓도록 한 곳입니다.
王羲之(왕희지)의 蘭亭序(난정서) 서문
永和九年歲在癸丑暮春之初
會於會稽山陰之蘭亭修契事也
群賢畢至少長咸集
此地有崇山峻嶺茂林脩竹
又有淸流激湍映帶左右
引以爲流觴曲水列坐其次
雖無絲竹管絃之盛
一觴一詠亦足以暢敍幽情
是日也天朗氣淸惠風和暢
仰觀宇宙之大俯察品類之盛
所以遊目騁懷足以極
視聽之娛信可樂也
夫人之相與俯仰一世
或取諸懷抱悟言
一室之內
或因寄所託放浪形骸之外
雖趣舍萬殊靜躁不同
當其欣於所遇暫得於己快然自得
曾不知老之將至
及其所之旣倦
情隨事遷感慨係之矣
向之所欣仰之間以爲陣迹
尤不能不以之興懷
況脩短隨化終期於盡
古人云死生亦大矣豈不痛哉
每攬昔人興感之由若合一契
未嘗不臨文嗟悼
不能諭之於懷固知一死生爲虛誕
齊彭爲妄作
後之視今亦猶今之視昔悲夫
故列敍時人錄其所述
雖世殊事異所以興懷其致一也
後之覽者亦將有感於斯文
<해석>
영화 9년 계축년 늦은 봄 초승(3월 3일)에
이는 회계산 북쪽 蘭亭(란정)에 모였는데 계제사를
지내기 위함이다.
많은 현인들과 젊은이, 나이든 이 등 모두 모였
다.
이곳은 높은 산과 험준한 봉우리와 무성한 숲 그 리고 대숲도 있다.
또 맑고 깨끗한 시냇물과 여울이 정자의 좌우를
띠처럼 서로 비치며 둘러싸고 있기도 하며
시냇물을 끌어드려 술잔을 띄울 개울 흐르는
물골을 만들고 차례로 줄지어 둘러앉았다.
비록 거문고나 피리같은
관현악기의 아름다운 음률이 울려퍼지는 성대한 연회는 아닐지라도
술 한잔 마시고 시 한수 읊으며
그윽한 흥취를 나누기에 흡족하도다.
이날 하늘은 맑고 공기도 상큼했으며
은혜로운 바람은 온화하고 싱그러웠다.
우주의 광대함을 우러러 보고
고개 숙여 만물의 무성함을 살펴본다.
자유로이 눈이 닿는대로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생
각을 품으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즐거움이 참으로 흥겨운 일이로세
대저 사람이 서로 더불어 함께
하늘을 우러르고 땅을 굽어 살피며
한 평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혹 어떤 이는 함께 회포를 풀며 벗들과 한방에
마주앉아 예기를 나누기도 하는가 하면
혹 더러는 자기 내면에 의탁한 바에 의지한 것으
로 인하여
육신 밖으로 드러내어 마음대로 방랑하게 하기도 한다.
비록 사람마다 취향이 만가지로 다르고
고요한 성정과 시끌벅적한 성정이 서로 같질 않으나
저마다 자신의 취흥이 잠시나마
기쁠 때는 자기 뜻을 고집하며
스스로 득의하여 머지않아 노년이 다가오리란 것 조차도 잊어버리기도 하는가 하면
급기야는 그것마저도 권태감에 사로잡히기도 하며
감정이 옮겨지는 사안에 따라서 감개무량함이
연속되기도 하느니
젊을 때는 즐거웠던 일이
어느 찰나의 순간에 낡은
과거사의 흔적으로만 생각 되기도 하는 것인 것을
더욱이 그런 것 때문에 감회가 일어나질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로다.
하물며 오래 살든 짧게 살든
모두가 자연의 조화를 따라
마침내는 모두가 종착역에 이르는 것이거늘
옛사람의 말에
'죽고 사는 것은 매우 큰 일이다'
라고 했으니 이 어찌 애통한 일이 아니겠는가.
옛사람들이 감회를 일으켰던 까닭을 알 적마다
흡사 두 조각의 부절을 하나로 맞춘듯
내 생각과 똑같음을 문득 깨닫는다고나 할까
그러니 옛사람들의 문장에 임할 때마다
슬퍼하고 탄식하지 않을 수가 없어
맘을 추스려고 해도 쉬 달래지질 않고
죽고 사는 생사가 본디 하나임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허황된 말로 생각키우기도 하게 된다.
팽조처럼 오래 사는 일과
일찍 요절하는 일이 서로 같다고 하는 말
역시 망령되이 지어낸 어거지의 말일 것이다.
후세 사람들이 지금 사람을 볼때도
또한 지금 우리가 옛사람들을 생각하는 것과 같을지니
이 또한 슬픈 일이 아니런가
그래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이름을 순서대로 적고
그들의 시를 여기에 기록해 두는 것이다.
비록 세상이 달라지고 세태가 변하겠지만
감회를 일으키는 이치는 하나로 같을 것이어늘
후세에 이 글을 읽는 사람도 이 문장에 대한 감회가 있을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