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는 즐거움/엎질러진 엄청난 일들

안현수가 금메달을 따는 것을 보면서

옥상별빛 2014. 2. 17. 10:21

 러시아에 귀화한 안현수 선수가 8년의 공백을 뒤로하고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그의 손에 든 것은 태극기가 아니라 러시아기였다.

 2월 15 밤, 남자쇼트트랙 1500m 결승전, '빅토르 안'의 러시아와 신다운의 한국이 금메달을 사이에 두고 격돌했다.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빅토르 안은 '새 조국' 러시아에 금메달을 안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축전을 보냈다.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러시아 국가를 부르며, 러시아 국민들과 함께 환호했다. 4위로 들어온 신다운은 결승선에서 임페딩 판정을 받으며 실격했다. 최광복 대표팀 코치는 눈앞에서 러시아팀과 환호하는 안현수를 애써 외면했다.

 

빅토르 안의 금메달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나만이 아니고 모든 국민에게 복잡미묘하다.

부단한 노력으로 8년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탈환한 '영웅' 안현수를 축하하지만 이번 일로 빙상연맹은 책임을 져야 한다.

에이스를 지켜내지 못한 자괴감을 분명히 져야 한다.

이번 쇼트트랙은 남녀 모두 금메달 하나 따지 못ㅎ하고 막을 내릴 것 같다.

지난 4년간의 모든 것을 쏟아내야할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쇼트트랙은 차기 평창올림픽에서도 죽을 쓰지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