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태도가 달라졌나?
지난달 북한의 신형 군함이 진수 도중 바다에 전복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언론들은 이 사건의 진행 상황—성공적인 재부양과 지난 금요일 재진수—을 면밀히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인명 피해도 없었고 선체 손상도 비교적 경미했는데, 왜 이렇게 큰 관심이 쏠린 걸까요?
그 답은 사고 자체보다는 김정은의 반응입니다.
김정은은 이 실패를 즉각 “용납할 수 없는 범죄적 행위”라고 규탄하며, 이는 국가의 “존엄”을 훼손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해당 군함의 즉각적인 복구를 지시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라고 명령했는데 이후 네 명의 당 간부가 체포되었습니다.
이처럼 분노에 찬 반응과 빠른 복구는 북한 체제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북한의 움직임은 종종 해석하기 어렵지만, 이번 사건은 분명한 메시지를 줍니다.
우선, 북한이 핵무장 해군력 건설에 얼마나 진지한지를 보여줍니다.
북한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규모 상비군도 있지만, 해군력은 적국인 한국, 일본, 미국—세계 최강 해군력을 가진 나라들—에 비해 현저히 열세로 평가됩니다.
“김정은은 핵무기만이 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믿지만, 해상 전력은 노후된 잠수함과 소형 지원 함정뿐입니다.”라고 최일 전직 해군 대령(현 한국 잠수함연구소 소장)은 말합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집권 초기부터 핵무장 현대 해군을 우선 과제로 삼아왔습니다.
이번 군함은 그 목표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 1년간 건조한 두 척의 구축함 중 하나로, 첫 번째는 4월에 성공적으로 진수되었습니다. 이들은 무게가 5,000톤에 달하며, 이론적으로는 단거리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최 소장에 따르면, 이 정도 급의 구축함이 진수 중 전복되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매우 드문 일입니다.
따라서 그는 “이것은 김정은에게 매우 창피한 사건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북한의 조선기술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실패는 김정은 본인의 눈앞에서 발생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딸과 관중들과 함께 진수식에 참석해 있었습니다.
“북한은 보여주기에 집착합니다. 아마 일련의 공연과 이벤트를 계획했을 텐데, 그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화를 안 낼 수가 없었을 겁니다.” 최 소장은 덧붙입니다.
하지만 북한 선전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분노에는 단순한 감정 이상의 정치적 전략이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는 이 전복 사고를 공개적으로 보도하도록 한 것은 의도적인 정치적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김정은이 과거 북한 체제의 ‘불편한 진실을 감추는’ 전략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의 이민영 연구원은 수십 년간 북한의 선전을 분석해 온 전문가로, 이러한 변화가 김정은의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김정은 이전이나 초창기에는 부정적인 사건은 숨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정보가 더 많이 퍼지면서 그런 사건들을 덮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은 일이 되었습니다.”라고 이 연구원은 말합니다.
“지금은 문제가 생기면 그걸 공개하고, 책임자를 지목하고, 국민들에게 ‘일 안 하면 처벌받는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동시에 정부는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있다는 걸 과시하는 것이죠.”
군함 사건의 경우, 이 전략은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군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복구는 단 3주 만에 완료되었습니다.
“빠른 재진수는 실패조차도 정치적 성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라고 서울 북한대학원대학교 김동엽 교수는 말합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김정은이 단순한 성과 과시뿐 아니라, 체제와 이념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하기 위해 이 사건을 활용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김정은 집권 내내 지속돼 온 방식입니다.
군함은 해상으로 측면 진수를 시도하던 중 선체 일부가 진수 경사면에 걸리며 전복되었습니다. 이는 고난이도의 해양 공정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이를 기술적 실패로 보지 않고 “절대적인 부주의와 무책임”이 원인이라며 비난했습니다.
반면, 그는 군함 건조 도중 사망한 한 근로자에 대해 “피와 땀을 바친 헌신의 상징”으로 추켜세웠습니다.
*기사 및 사진 출처: b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