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별빛 2020. 3. 28. 05:53

작년 이맘 때였지.

 

보고 싶어도 무슨 말을 할지 몰라

그냥 벚꽃 아래로 불러들였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한 마디 안부도 없이

벚꽃 잎 만큼이나 할 말이 많았던 나

벚꽃처럼 화사하게 입이 벌어진 너

 

이 순간만은 온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진

새하얀 들판처럼 보였지.

 

따사로운 햇살 아래

아름다운 벚꽃 그늘 아래

꽃잎이 떨어질까 봐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내딛던 너.

 

카메라 셔터 소리에도

꽃잎이 놀랄까 봐

아름다운 추억을 눈에 간직하던 나 

 

바람도 숨죽인 그날

내 심장은 더할 나위없이 두근거렸지.

 

손을 내밀까 말까

사랑 고백을 할까 말까

 

하지만 우리는 기약없이 헤어졌지

내년 기약도 없이.

 

너 없으면 몹시 그리워지는 봄

너 있으면 몹시 두근거리는 봄

 

벚꽃처럼 살짝 스쳐간 너
미련은 왜 이리 오래 남을까